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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앵커]

요즘 마트나 편의점, 식당을 가도 물건을 고르고 직접 계산하는 셀프 계산대를 쉽게 만날 수 있죠.

"편리하다. 아직은 불편하다"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, 이런 점은 또 어떨까요?

기존에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체하니 계산원 등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요.

현장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.

[리포트]

서울 마포의 한 점포.

굳게 닫힌 철문 앞에 신용카드를 대면 문이 열립니다.

안으로 들어가니 청바지들로 가득한데요,

낮에는 만일을 대비한 직원 1명, 밤에는 아무도 없는 24시간 무인매장입니다.

[정헌우/청바지 무인점포 직원 : "밤에는 따로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매장에서 물건을 구경 후 결제하시면 택배로만 수령을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 중입니다."]

직원 눈치 볼 필요 없고요,

자유롭게 이것저것 실컷 입어보고난 뒤에 기계로 이렇게 제품을 골라 결제하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겁니다.

자,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요?

[박재형/서울시 마포구 : "옷을 본다든가 입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어서 그 부분이 제일 좋았다고 생각해요."]

[손은상/서울시 서대문구 : "교환한다거나 아니면 제품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것, 그런 것이 좀 단점인 것 같아요. 그런데 마음은 되게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."]

이번에는 카페인 것 같은데요,

안을 둘러보니 직원이 보이지 않습니다.

기계로 주문하고, 음료도 만들어 마시는 시스템인데요.

[정현진/서울시 마포구 : "혼자 계산하니까 편한 것도 있고 그냥 제가 마음대로 선택해도 되고 대기하는 시간도 짧아서 좋은 것 같아요."]

운영자는 청소와 음료 보충만 담당하는데, 무인으로 바꾼 뒤 예전보다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.

[김민철/무인 카페 매니저 : "가격도 괜찮고 시간도 제한도 없고 그러니까 오히려 손님이 더 많아지고. 두 배, 세 배 정도 더 많아진 것 같아요."]

작은 도시락 가게에도 무인 계산대가 들어섰습니다.

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은 이만큼 든든한 지원군이 없다는데요.

[양옥순/도시락 전문점 사장 : "만약에 저게 없다 그러면 제가 주문도 받아야지, 뭐도 해야 되지…. 혼자 일하기가 편하다는 거. 좀 능률적이라고 할까요."]

대형마트에서 패스트 푸드점, 편의점은 물론 골목 상권까지 파고든 무인화 바람.

일단 손님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인데요.

[정용하/서울시 서대문구 : "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되게 장점으로 느껴지거든요. 그러다 보니까 많이 이용도 하고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."]

하지만 무인화 도입이후 이런 문제점도 나오고 있습니다.

먼저 기계가 생소한 고령층은 한번 이용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.

[노영희/서울시 구로구 : "계산대에서 할 수 있게끔 해야지, 이렇게 전부 다 자동화만 하다 보면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…."]

일자리 문제도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습니다.

지난해부터 셀프 계산대를 도입한 한 대형 마트.

현재는 60개 점포로 확대 운영중인데요.

마트 노조 측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습니다.

["고객 불편 고용 불안 무인 셀프 계산대 중단하라!"]

[신승훈/마트 노조 사무국장 : "무인계산대를 확대하는 것을 막고 지금 직원들의 노동 강도가 심화되고 (무인)계산대 운용을 통해서 인력 감축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또한 막기 위해서 전국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."]

무인셀프계산대를 도입한 이후 업무 강도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.

[김혜란/마트 계산대 직원 : "계산대가 열리는 게 많지 않아요. 그래서 명절 때만큼 줄을 많이 서죠. 예전에는 잠깐잠깐 쉴 틈이 있고 그랬는데 지금은 계속 줄을 서 있으니까…."]

[강혜정/마트 계산대 직원 : "계속 서서 찍어야 하고 고객님 대기 줄은 계속 서 있고 하니까 업무량이 한 2배 정도 많다고 보시면 돼요."]

줄이 길어지면서 항의하는 손님도 늘어났고, 계산원들은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.

[강혜정/마트 계산대 직원 : "왜 계산대 남았는데 안 여느냐, 저기 노는 사람은 뭐냐고 소리를 지르는 분도 계시고…."]

[김인순/마트 계산대 직원 : "10시에 오픈하잖아요. 10시 30분까지 (계산대) 문을 안 열어요. 셀프 계산대 이용하라고. '10시 30분까지 쇼핑을 오지 말라는 소리지.' 하면서 저희한테 욕을 하고…."]

또, 그동안 오랫동안 해온 계산업무가 아닌, 다른 업무로 배치되거나 아예 마트가 다른 곳으로 배치되기도 하는데, 그 여파가 크다고 합니다.

[신승훈/마트 노조 사무국장 : "한 직장에서 같은 업무를 10년에서 20년가량 한 50대 여성 노동자들한테는 거의 퇴사를 종용하는 것이라고 보시면…."]

무엇보다도 궁극적으로 이들을 괴롭히는 건 고용에 대한 불안감입니다.

[김혜란/마트 계산대 직원 : "저희 계산대 2대를 없애고 셀프 (계산대)를 4대 설치할 수 있어요. 그러면 점점 저희 설 자리는 없어지는 거죠."]

[김인순/마트 계산대 직원 : "4차 산업혁명 그런 것도 알아요. 점점 앞으로 10년, 20년 후 계산원이 없어지는 직업인 것도 알아요. 아는데 너무 빠르잖아요."]

이미 예견된 갈등인만큼 기업은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

[박가열/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: "기업의 그런 경영 효율만을 위해서 도입한다기보다는 조금 더 장기적인 어떤 계획 아래에서 점점 더 적응하는 과정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. 새로운 업무를 개발하고 그래서 결국 사람하고 기술이 활용되면서 나아지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."]

4차 산업혁명시대, 무인화는 소개되기가 무섭게 이미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.

여기에 최저임금과 주52시간 문제 등 경제, 노동현안과 맞물려 그 파급 효과는 예상보다 큰 상황인데요,

갈등과 문제점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짚어봐야할 시점입니다.